석면의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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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0-04-08 16:21 조회2,08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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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외국 규제 현황
우리의 석면 관리 수준은 선진국과의 경제력 격차 이상으로 낙후돼 있다.
미국.일본 등의 경우 일찍이 70년대초 석면이 1% 이상 들어간 건축자재의 사용을 금지했고, 지난해 1월엔 프랑스가 독일.이탈리아 등에 이어 유럽연합 (EU)에서 8번째로 석면의 생산.수입.판매를 불법화했다. 프랑스에선 72년 완공된 파리 6, 7대학 건물이 석면에 오염돼 교직원 12명이 폐암등으로 숨졌다는 주장이 96년 일자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지시로 무려 10억프랑 (약 2천5백억원) 을 들여 건물을 곧바로 철거, 재시공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대통령이 전문가들에게 조사를 지시, "연간 2천명 정도가 석면때문에 암에 걸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는 보고서가 나오자 97년부터 석면사용을 전면 중단시키기에 이르렀다. 프랑스의 이같은 석면파동은 "드러난 적은 수의 직업.환경성 환자는 그 밑에 거대한 빙산이 잠겨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 라는 산업의학계의 금언을 일깨워준다.
우리나라는 우선 생산현장 관리기준부터 까마득하게 뒤처져 있다. 석면제품 공장 근로자들의 안전관리를 위해 도입된 석면공장내 석면먼지 허용치는 우리나라가 공기 1㏄당 2개 (76년 제정) 인데 비해 미국은 0.1개에 불과하다. 우리 기준이 미국보다 무려 20배나 느슨한 셈이다. 폐기물 처리도 엉망이다. 미국은 석면폐기물을 당장 비닐로 밀봉한 다음 드럼통에 넣어 매립토록 하고 있지만 국내 석면공장 폐기물은 공장 근처에 함부로 야적돼 장시간 방치 되기 일쑤임이 이번 취재로 확인됐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는 "산업계에 대한 충격을 감안해 석면 사용을 일거에 줄일 수 없다면 선진국처럼 석면의 생산.유통 관리나 건물에 쓰인 석면제품의 환경관리라도 당장 강화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특히 석면재료가 많이 쓰인 20년 이상 노후 건축물을 허물 때는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미국.프랑스 등지에선 석면자재가 들어간 건물을 해체 또는 수리할 때 건물이나 작업장 전체를 여러겹 비닐로 밀봉하는 것은 물론 산소 마스크가 달린 방호복을 입고 작업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일반인들도 슬레이트나 단열재 등으로 석면제품이 쓰인 주택이나 아파트를 수리할때 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물을 뿌리거나 최소한 마스크를 써서 석면 먼지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2) 노출 위험실태
전국에 산재한 석면제품 제조공장은 51개 (97년 기준) .이중 일부 건축자재 생산회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영세 규모로, 공장 안팎의 안전관리는 물론 공장 이전은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이달초 현지취재로 살펴본 부산.울산의 몇몇 석면제품 생산공장들의 석면관리는 허술하다 못해 거의 무방비 상태였다. 부산시내 최대 규모의 가구 생산.도매단지가 자리잡은 사하구구평동내 N사가 대표적인 사례. 이 공장은 지난 96년 공장 내부의 석면먼지농도가 ㏄당 17개로 국내 허용기준치의 8.5배에 이른 것으로 지적된 업체다. 공장 마당에는 2백여개의 석면부대가 야적돼 있었고, 이 가운데 20여개는 포장이 터져 석면섬유가 밖으로 노출돼 있어 다른 영세공장과 식당.식료품점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공장주변으로 석면먼지가 퍼질 수밖에 없게 돼 있었다.
태화강 상류지역인 울주군상북면천전리의 H사. 간판도 보이지 않는 이 공장은 방화용 대형 석면포 1백여장을 공장옆 길가 공터의 건조대에 내걸어 말리고 있었다. 이 공장에서 불과 4백m쯤 거리에 고층아파트 4개동이 자리잡고 있었다. 압축석면판을 만드는 부산시북구덕포동의 D사. 근처엔 크고 작은 공장과 함께 상가와 주택가, 심지어 운전면허시험장과 대단위 아파트단지까지 들어서 있었다.
석면작업장 실사 경험이 많은 아주대 장재연 교수는 "석면의 유해먼지가 바람을 타고 전파될 가능성이 큰 만큼 주거지나 공공시설 인근에 위치한 석면공장은 근로자는 물론 주변 일반인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 고 경고했다.
서울잠원동 아파트단지에 거주하는 정모 (34.회사원) 씨는 지난 8월 아파트 배관 교체공사를 하는 동안 배관에서 걷어낸 석면이 아파트단지 여기저기에 쌓인 것을 보고 놀라 직원들에게 항의했으나 "별것 아니다" 는 반응을 얻어 냈을 뿐이다. 그는 공사기간 내내 몸 여기저기가 따끔거리고 가려운 증상을 겪었다. 뿐만 아니다. 이달초 아파트 목욕탕 천장보드를 수선하면서 천장공간에 과거 아파트공사중 인부들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팔뚝만한 석면 덩어리가 방치돼 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3) 얼마나 위험한가?
석면이란 목화나 누에고치처럼 가늘고 긴 모양의 섬유형태를 띤 결정이 모여 이뤄진 광물질이다. 불에 타지 않고 어떤 화학물질에도 견디며 전기에도 반응하지 않고 닳지도 않는 아주 튼튼한 성질을 지녔다. 그래서 섬유.직포로 가공해 방화.단열.마찰제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도 광산이 많았으나 83년까지 모두 문닫고 현재는 해마다 7만~8만t 전량을 캐나다 등지에서 수입해 쓴다.
그렇다면 석면은 왜, 얼마나 위험한 것일까.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남원 교수는 "석면은 미국 산업안전 보건청(OSHA) 이 제시한 '인체에 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실한 1급 발암물질' 27종중 하나" 라면서 "석면제품을 만들거나 쓰고 폐기하는 모든 과정에서 석면 먼지를 마시게 되면 일단 암에 걸릴 가능성을 안게 되는 것" 이라고 말했다. 비단 공장뿐 아니라 석면을 함유한 제품들이 우리 생활주변에 널려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석면 먼지에 노출될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셈이다.
같은 대학의 백도명 교수는 "석면 먼지가 일단 몸속에 들어가면 그 튼튼한 물성 때문에 절대 빠지지도 녹지도 않은 채 평생 몸안에 머무르면서 조직과 염색체를 손상시켜 암을 일으킨다" 고 경고했다. 다른 발암물질은 몸속에서 대사되기도 하고 빠져나가기도 하지만 석면은 그렇지 않아 더욱 위험하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몸속에 석면먼지가 들어오면 10~30년의 잠복기를 거쳐 대부분 암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석면을 20년 이상 취급한 사람의 폐암 발생률은 취급하지 않은 사람보다 10배나 높으며,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석면 먼지에 오염된 환경 속에서 지내면 비흡연자보다 폐암에 걸릴 확률이 40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중피종암은 몸에 들어온 석면 먼지가 조직을 뚫고 늑막이나 복막까지 들어가 일으키는 암인데, 대부분 진단을 받고 1년 안에 사망하는 무서운 병이다.
(4) 우리나라 처리 실태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상 원료인 백석면을 1차 가공.생산하는 업체는 당국의 사용허가를 받고 작업환경측정과 근로자 특수건강검진을 해마다 2회 실시하게 돼있다.
하지만 대형차량의 석면함유 브레이크를 수리하는 정비소나 석면을 단열보온재로 쓴 선박을 수리.해체하는 조선소 등 석면 함유제품 사용업체는 이미 암발생 피해자가 나타났는 데도 허가대상이 아니어서 관리영역에서 벗어나 있다.
게다가 석면업체 허가기준은 시설.설비기준 위주로 돼 있고 석면의 용도.사용량과 공장 주변환경 등에 대한 고려가 없는 실정이다. 석면 건축자재를 사용한 건물철거시 주변오염을 막기 위한 장치도 미비한 실정이다.
우리의 석면 관리 수준은 선진국과의 경제력 격차 이상으로 낙후돼 있다.
미국.일본 등의 경우 일찍이 70년대초 석면이 1% 이상 들어간 건축자재의 사용을 금지했고, 지난해 1월엔 프랑스가 독일.이탈리아 등에 이어 유럽연합 (EU)에서 8번째로 석면의 생산.수입.판매를 불법화했다. 프랑스에선 72년 완공된 파리 6, 7대학 건물이 석면에 오염돼 교직원 12명이 폐암등으로 숨졌다는 주장이 96년 일자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지시로 무려 10억프랑 (약 2천5백억원) 을 들여 건물을 곧바로 철거, 재시공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대통령이 전문가들에게 조사를 지시, "연간 2천명 정도가 석면때문에 암에 걸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는 보고서가 나오자 97년부터 석면사용을 전면 중단시키기에 이르렀다. 프랑스의 이같은 석면파동은 "드러난 적은 수의 직업.환경성 환자는 그 밑에 거대한 빙산이 잠겨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 라는 산업의학계의 금언을 일깨워준다.
우리나라는 우선 생산현장 관리기준부터 까마득하게 뒤처져 있다. 석면제품 공장 근로자들의 안전관리를 위해 도입된 석면공장내 석면먼지 허용치는 우리나라가 공기 1㏄당 2개 (76년 제정) 인데 비해 미국은 0.1개에 불과하다. 우리 기준이 미국보다 무려 20배나 느슨한 셈이다. 폐기물 처리도 엉망이다. 미국은 석면폐기물을 당장 비닐로 밀봉한 다음 드럼통에 넣어 매립토록 하고 있지만 국내 석면공장 폐기물은 공장 근처에 함부로 야적돼 장시간 방치 되기 일쑤임이 이번 취재로 확인됐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는 "산업계에 대한 충격을 감안해 석면 사용을 일거에 줄일 수 없다면 선진국처럼 석면의 생산.유통 관리나 건물에 쓰인 석면제품의 환경관리라도 당장 강화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특히 석면재료가 많이 쓰인 20년 이상 노후 건축물을 허물 때는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미국.프랑스 등지에선 석면자재가 들어간 건물을 해체 또는 수리할 때 건물이나 작업장 전체를 여러겹 비닐로 밀봉하는 것은 물론 산소 마스크가 달린 방호복을 입고 작업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일반인들도 슬레이트나 단열재 등으로 석면제품이 쓰인 주택이나 아파트를 수리할때 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물을 뿌리거나 최소한 마스크를 써서 석면 먼지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2) 노출 위험실태
전국에 산재한 석면제품 제조공장은 51개 (97년 기준) .이중 일부 건축자재 생산회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영세 규모로, 공장 안팎의 안전관리는 물론 공장 이전은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이달초 현지취재로 살펴본 부산.울산의 몇몇 석면제품 생산공장들의 석면관리는 허술하다 못해 거의 무방비 상태였다. 부산시내 최대 규모의 가구 생산.도매단지가 자리잡은 사하구구평동내 N사가 대표적인 사례. 이 공장은 지난 96년 공장 내부의 석면먼지농도가 ㏄당 17개로 국내 허용기준치의 8.5배에 이른 것으로 지적된 업체다. 공장 마당에는 2백여개의 석면부대가 야적돼 있었고, 이 가운데 20여개는 포장이 터져 석면섬유가 밖으로 노출돼 있어 다른 영세공장과 식당.식료품점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공장주변으로 석면먼지가 퍼질 수밖에 없게 돼 있었다.
태화강 상류지역인 울주군상북면천전리의 H사. 간판도 보이지 않는 이 공장은 방화용 대형 석면포 1백여장을 공장옆 길가 공터의 건조대에 내걸어 말리고 있었다. 이 공장에서 불과 4백m쯤 거리에 고층아파트 4개동이 자리잡고 있었다. 압축석면판을 만드는 부산시북구덕포동의 D사. 근처엔 크고 작은 공장과 함께 상가와 주택가, 심지어 운전면허시험장과 대단위 아파트단지까지 들어서 있었다.
석면작업장 실사 경험이 많은 아주대 장재연 교수는 "석면의 유해먼지가 바람을 타고 전파될 가능성이 큰 만큼 주거지나 공공시설 인근에 위치한 석면공장은 근로자는 물론 주변 일반인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 고 경고했다.
서울잠원동 아파트단지에 거주하는 정모 (34.회사원) 씨는 지난 8월 아파트 배관 교체공사를 하는 동안 배관에서 걷어낸 석면이 아파트단지 여기저기에 쌓인 것을 보고 놀라 직원들에게 항의했으나 "별것 아니다" 는 반응을 얻어 냈을 뿐이다. 그는 공사기간 내내 몸 여기저기가 따끔거리고 가려운 증상을 겪었다. 뿐만 아니다. 이달초 아파트 목욕탕 천장보드를 수선하면서 천장공간에 과거 아파트공사중 인부들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팔뚝만한 석면 덩어리가 방치돼 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3) 얼마나 위험한가?
석면이란 목화나 누에고치처럼 가늘고 긴 모양의 섬유형태를 띤 결정이 모여 이뤄진 광물질이다. 불에 타지 않고 어떤 화학물질에도 견디며 전기에도 반응하지 않고 닳지도 않는 아주 튼튼한 성질을 지녔다. 그래서 섬유.직포로 가공해 방화.단열.마찰제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도 광산이 많았으나 83년까지 모두 문닫고 현재는 해마다 7만~8만t 전량을 캐나다 등지에서 수입해 쓴다.
그렇다면 석면은 왜, 얼마나 위험한 것일까.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남원 교수는 "석면은 미국 산업안전 보건청(OSHA) 이 제시한 '인체에 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실한 1급 발암물질' 27종중 하나" 라면서 "석면제품을 만들거나 쓰고 폐기하는 모든 과정에서 석면 먼지를 마시게 되면 일단 암에 걸릴 가능성을 안게 되는 것" 이라고 말했다. 비단 공장뿐 아니라 석면을 함유한 제품들이 우리 생활주변에 널려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석면 먼지에 노출될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셈이다.
같은 대학의 백도명 교수는 "석면 먼지가 일단 몸속에 들어가면 그 튼튼한 물성 때문에 절대 빠지지도 녹지도 않은 채 평생 몸안에 머무르면서 조직과 염색체를 손상시켜 암을 일으킨다" 고 경고했다. 다른 발암물질은 몸속에서 대사되기도 하고 빠져나가기도 하지만 석면은 그렇지 않아 더욱 위험하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몸속에 석면먼지가 들어오면 10~30년의 잠복기를 거쳐 대부분 암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석면을 20년 이상 취급한 사람의 폐암 발생률은 취급하지 않은 사람보다 10배나 높으며,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석면 먼지에 오염된 환경 속에서 지내면 비흡연자보다 폐암에 걸릴 확률이 40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중피종암은 몸에 들어온 석면 먼지가 조직을 뚫고 늑막이나 복막까지 들어가 일으키는 암인데, 대부분 진단을 받고 1년 안에 사망하는 무서운 병이다.
(4) 우리나라 처리 실태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상 원료인 백석면을 1차 가공.생산하는 업체는 당국의 사용허가를 받고 작업환경측정과 근로자 특수건강검진을 해마다 2회 실시하게 돼있다.
하지만 대형차량의 석면함유 브레이크를 수리하는 정비소나 석면을 단열보온재로 쓴 선박을 수리.해체하는 조선소 등 석면 함유제품 사용업체는 이미 암발생 피해자가 나타났는 데도 허가대상이 아니어서 관리영역에서 벗어나 있다.
게다가 석면업체 허가기준은 시설.설비기준 위주로 돼 있고 석면의 용도.사용량과 공장 주변환경 등에 대한 고려가 없는 실정이다. 석면 건축자재를 사용한 건물철거시 주변오염을 막기 위한 장치도 미비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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